민화를 그릴 때에는 일반 도화지나 캔버스가 아니라 한지에 그림을 그린다. 얇디얇은 한지에 물감을 칠하다보면 당연 이리저리 물감이 번지게 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아교반수'라는 처리를 해준다. 물감번짐 방지뿐만 아니라, 민화 물감을 주로 석채나 분채와 같은 가루로 된 물감을 사용하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 건조상태가 되면 이 가루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접착제 역할을 해주는 아교를 한지에 칠해줘야 한다. 

 

물론, 아교반수 처리가 된 한지를 따로 팔기도 한다. 나도 처음에는 아교반수 종이를 사서 시도해봤지만.. 아교반수처리가 잘못된 종이를 샀는지 물감이 방울방울 맺혀서 기껏 본따놓은 그림을 망친 이후로 직접 아교반수를 하고 있다.

 

재료를 준비하기 귀찮아서 생각보다 매우 쉽다!

 

1. 염색하기

준비물 : 순지(아교반수 처리되지 않은 일반 한지를 순지라고 한다), 물감, 백붓

 

순지는 보통 아주 하얀색은 아니지만 미색의 밝은 색이다. 나는 바탕색이 조금 어두운 걸 선호하기 때문에 아교반수 과정에서 염색을 해준다. 다른 전문가분들을 보면 치자와 커피액, 찻잎을 이용해서 염색을 하지만 매우 번거로운 일이 될것 같아서 그냥 튜브물감(여우표 금다)을 사용하여 염색을 했다. 

지난번 아교반수를 했을 대, 아교액에 물감을 섞으니 물감이 뭉치는 현상이 일어나 이번에는 물감물로 염색을 한 후, 아교반수처리를 할 예정이다. 

 

염색을 하기 위해 물감을 물에 개어 넓적한 그룻에 준비한다
염색한 한지 말리는 중... 

 

2. 아교반수액 준비하기

준비물 : 알아교(3g), 백반(1g), 물(100ml)

 

석채와 분채와 같은 가루형태의 안료가 한지에 착 달라붙게 만들어주는 게 바로 아교!

아교의 주 성분은 콜라겐으로 동물의 가죽이나 뼈, 연골등에서 추출하여 만든 것이 아교이다. 아교는 알아교, 막대아교, 아교를 아예 물에 풀어서 사용하기 쉽게 만든 아교액이 있다. 다른 불순물(방부제) 섞인 정도가 아교액<알아교<막대아교라고 하더라.. 

 

아교는 뜨거운 물에 녹여야 하는데, 처음부터 중탕을 하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되니 4~6시간전에 물에 아교를 불려서 준비 충분히 불려서 준비를 한다. 물에 땡땡 불은 아교를 중탕을 하면 5분이면 아교가 완전히 녹는다. 

물 100ml에 맞추어 알아교 계량하기
불기 전에 알아교
요렇게 땡땡 불어야 중탕을 오래 하지 않아도 된다. 

 

백반은 약국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600원에 샀던듯. 백반은 아교액을 조금 식힌 후에 넣을 것이므로 곱게 갈아준 후 아교액에 넣어 섞어 준다. 그리고는 아직은 뜨거운 아교반수액을 냉장고에 식혀준다. 

 

그러면 아교반수액 준비 끝! 

백반 계량하기
갉갉

 

3. 아교반수하기

준비물 : 모포, 평붓, 아교반수액

 

준비된 아교반수액을 드디어 염색하여 준비한 종이에 칠한다. 순지는 손으로 만져보면 매끄러운 쪽과 비교적 까칠한 면이 있는데 매끄러운 쪽이 앞면이다. 모포를 깔아 아교반수액이 바닥이나 테이블에 스며들지 않게 한다. 평붓에 아교액을 충분히 적신 후, 빈곳이 없도록 칠하면 된다. 보통 붓의 절반정도를 겹쳐서 칠해준다. 

아교반수액이 모두 칠해진 한지는 눕혀서 잘 말려준 후 사용한다. (필요에 따라 2번정도 아교반수 처리를 해준다)

아교반수 준비하기

 

초보 그림쟁이가 완성한 그림2장.
하나는 수업시간에 선생님 도움을 받아 완성한 그림이고 하나는 혼자서 그린 그림이다.
어떤게 혼자그린그림인지 한눈에 보이네 ;;

원데이클래스를 듣고 한눈에 반해서 정규반까지 덥석 정규반까지 등록해버리고나자 이제는 갑자기 재료 욕심이..
때마침 종로 근처로 갈 일도 있고해서 겸사겸사 인사동으로 출발!

기본적으로 구매할 재료와 구입처는 선생님이 간략하게 설명해주셨다.

1. 붓
가장 기본적인 붓은 3종류이다. 본 뜨고 마무리 선을 그리는 세필붓, 채색을 하는데 사용하는 채색붓, 그리고 바림붓.
세필붓이나 채색붓은 아직 나같은 입문자들에겐 그닥 비싼 붓을 살 필요는 없다고 한다. 저렴한 붓의 경우에는 한 자루당10,000원~15,000원정도면 구매할 수 있다. 바림붓은 한번 사면 계속 사용하는 붓이라 다른 붓들에 비해 약간 가격대가 있는 붓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해주셨다.

 

그러나, 뭣도 모르고 인사동에서 구매를 하고 그림을 그리다보니 붓은 좋은 것을 사는게... 너무 저렴한 붓을 샀더니 채색할때마다 붓 털이 빠지고 까칠한 모의 붓을 사용하니 확실히 채색이 부드럽지 못하다. 이왕 살 거면 탱탱하고 부드러운 모로 된 어느정도 퀄리티 있는 붓을 한번에 구매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또한 주로 그리는 그림의 사이즈에 따라 채색붓의 크기를 결정하여 2~3자루를 사는 것을 추천한다.

 

2. 채색용 물감


민화 물감은 크게 3가지 종류가 있다. 서양화 그릴 때 많이 사용하는 튜브물감과 가루로된 분채. 그리고 봉채.
채색재료의 종류별로 장단점이 있어 선생님은 물감과 분채를 함께 섞어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해주셨다. 그리고 색깔별로 어떤 건 튜브물감으로 구매, 어떤 건 분채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해주신다. 수업에서도 한가지 종류의 물감을 쓰기 보다는 화백록(민트색) 분채와 주색 튜브물감을 섞어서 잎파리의 녹황색을 만드는 식이다.

(동양화 채색 시 사용하는 재료를 분채를 사용하느나 튜브물감을 사용하느냐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르며, 나는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방식에 따르고 분채와 튜브물감을 섞어서 사용하고 있다. )

분채는 흙을 물에 정제하여 만든 물감으로 가루형태의 물감을 물과 물아교에 개어서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가루 형태의 물감이기 때문에 물에 개었을 때와 물기가 마르고 난 후 색이 확연히 변하는 재료라 색을 만들때에도 참을성있게 색을 테스트하면서 만들어야 한다. 튜브물감에 비해 불투명하게 발색되는 편이다. 또한 가루 형태이기 때문에 분채로만 그림을 그릴 경우 발색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보통 발색이 잘되는 튜브물감과 함께 섞어서 사용한다. 그리고 분채로만 채색을 할 경우, 나중에는 물감이 긁혀서 떨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한다.. ㅠㅠ

분채는 조금씩 소분해서 구매할 수 있고 보통 전북한지에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해주셨다. 반드시 필요한 색은 화백록, 호분, 농록(청백군), 그리고 주색.

그러나 하얀색 분채인 ‘호분’은 반드시 필요한 재료! 호분은 다른 색의 분채처럼 소량으로 구매하기보다는 대량으로 상자로 구매를 한다. 사실 왜 대량으로 필요한지는 아직 모르겠다..ㅠㅠ 호분 단독으로 쓰기보다는 흰색 튜브물감과 같이 사용하고 심지어 가끔은 포스터물감과 섞어 사용하기도 하는데...

튜브물감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액체형태의 물감. 동양화를 그릴 때 튜브물감으로만 그릴 수도 있지만 튜브물감 발색이 선명하고 밝은 편이라 튜브 물감으로만 그림을 그릴 경우, 동양화답지 않은 형형색색의 그림이 탄생한다.

봉채는 분채를 기초로 천연고무나 전분등을 섞어 크레파스처럼 응고시킨 물감이다. 보통 먹을 갈듯이 물에 봉채를 갈아서 사용을 한다. 하지만 아직 초보자라 봉채까지 구매하진 않았다. 수업에서는 대자색 봉채로 본을 따는데 사용한다.

3. 종이


동양화는 한지에 그림을 그린다. 그런데 아무 처리하지 않은 한지(순지라고 부른다)에 바로 채색을 할 경우, 물감이 이리저리 번지고 분채와 같은 접착력이 떨어지는 물감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교포수”라는 처리를 해주어 사용을 한다. 아교포수는 백반과 아교를 물에 녹여 얇게 순지에 발라주는 처리를 말한다. 아교포수를 할 때 치자나 찻물 등을 섞어서 한지에 노랗게 색을 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성질 급함 + 쪼렙이기 때문에 이미 아교포수 처리가 된 한지를 구매하여 사용하도록 한다! 가격은 전지 크기의 순지가 10,000원정도라면 아교포수한 한지는 15,000원 정도? 물론 얼마나 고급진 종이냐에 따라 가격은 천지차이지만 쪼렙이 쓰는 기본적인 한지의 경우 그다지 비싸진 않다.
아, 그리고 아교포수 한지를 사려면 인터넷으로 사자... 뭣도 모르고 인사동 지업사에 가서 아교포수 처리된 종이 달라고 했다가 그딴 싸구려 취급 안한다고 괜히 쪽만 당하고 왔다.... 부들부들

4. 기타재료


모포 : 한지 밑에 깔고 사용하고 보통 한지가 얇아 뒤에 모포가 비치므로 보통 흰색을 구매한다. 만약 아교포수를 직접할 경우에는 어두운색 모포도 별도로 구맿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교가 제대로 발렸는 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뒤에 어두운 색 모포가 비치는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팔렛트같은 역할을 하는 채색그룻 : 꽃접시는 색을 만들기 위해서 튜브물감을 덜어놓을 때 이용한다. 오목접시에 색을 만들어서 이용하여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선생님은 꽃잎같은 접시를 사용하던데 아무리 인사동거리를 뒤져도 찾을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동그란 접시 구매 ㅠㅠ
물아교 : 분채에 한두방울씩 섞어서 사용하는 아교.
납작 나이프 : 분채가 가루라 덩어리를 으깨줄 때 사용
먹물 : 어두운 색을 만들 때 먹물 한두방울 씩 넣어서 사용한다. 보통 튜브물감 검정색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아교포수를 직접 할 경우)
백반(명반) : 약국에서 구매 500원 정도에 구매 가능
알아교 혹은 막대아교 : 물에 개어져 있는 물 아교의 경우, 방부제 등 첨가물이 들어있기 때문에 아교포수 시에는 알아교나 막대아교를 구매하여 물에 불려서 사용한다.
백붓 : 아교반수액을 한지에 골고루 바르기 위해서 사용. 적당한 크기(되도록이면 좀 큰 것이 좋다! 여러번 안발라도되니까~~~)로 구매.
약사발 : 백반을 곱게 갈아서 아교포수액에 넣기 위해 사용한다.

기본재료를 갖추는데 약 30만원 정도 들었던 것 같다. 중간에 나는 붓 구매에 실패했기 때문에... +@...

인터넷과 가격 비교를 했을 때는 인사동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하고 좋은 물건을 구매할 수 있었다. 단, 인사동에 있는 여러 필방을 발품팔아 비교하면서 살 경우에는 말이다. 인터넷으로 민화재료를 구매할 경우, “보명필방”을 주로 이용한다. 다양한 재료의 민화재료를 구매할 수 있으며, 종류별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매우 편한지만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기본재료를 모두 구비한 후, 한 두가지 물품이 필요한 경우라면 보명필방에서 한두가지 물품을 사는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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